Triangle
Yangjae
대지위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지면적 267.7㎡
연면적 911.82㎡
규모 지상 5층 / 지하 2층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작업연도 2018
월간 건축문화 20년 10월호 (Vol.473)에 게재
삼각형대지
대지는 양재천로에 면한 삼각형 부지이다. 삼각형 모양의 땅은 재미난 건축적 상상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네모반듯한(?) 모양이 아니라서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초기의 계획적 화두는 건물의 배치형태를, 땅모양을 따라 삼각형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일반적인 직사각형의 형태를 유지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당연하게도 건물의 효율성과 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고민이 전제가 되었다. 결론은 삼각형의 형태가 대지의 모양과 더 어울리면서도 대지의 특성을 살리고 독창적인 아이덴터티를 갖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코어의 형태를 원형으로 하여 삼각형과의 조화 및 대비를 이룰 수 있게 하였는데 이는 형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코어자체를 하나의 원형 갤러리와도 같은 수직이동 공간으로 연출하고자 하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처럼 엘리베이터를 감싸고 도는 원형계단은 실제로도 일반적인 피난계단과는 달리 층을 이동할 때 쾌적함이나 공간감이 훨씬 좋고 동선도 자연스러우며 피로감도 덜한 것 같다. 또한 도로에 면한 건물의 전면은 가급적 폭을 길게 하여 숲으로의 조망이나 가로에서의 크기에 대한 효과를 고려하였다.
메타세콰이어
대지의 전면에는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가 네그루 있다. 사실 양재천숲길에 면한 양재천로는 메타세콰이어가 나름 유명한데 줄맞춰 서 있는 이 나무의 수직적 형태는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부터 무언가 건축적 영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이 나무의 이파리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연출하겠지만 그 수직성과 여러 그루가 갖는 리듬감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이 메타세콰이어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하면 건물안으로 극적으로 끌어 들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사실 초기에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수직적 나무와 대별되는 가로선형을 구상하고 그 형태를 가장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백색노출콘크리트를 외장재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선형적 요소뿐만 아니라 볼륨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창의 깊이를 깊게 하고 층마다 캔틸레버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입체감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모든 시도들로 인해 건물은 네그루 메타세콰이어의 도시적 백색 배경이 되고 메타세콰이어는 건물을 더욱 강조하는 고마운 자연요소가 될 수 있었다.
가로로 긴 창
네그루 메타세콰이어와의 대비와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결론적으로 건물에 가로로 긴 창을 만들어내게 된다. 수직적 요소의 나무와 수평적 요소의 창은 이 건물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가로로 긴 창은 건물내부에서 바깥 풍경을 파노라마적으로 끌어 들임으로써 내부공간을 훨씬 더 풍성하게 연출한다. 이러한 가로로 긴 창은 당연하게도 원형의 기둥을 외벽에 붙이지 않고 일정간격으로 이격해야 만이 가능한 구조이다. 크지 않은 건물에서 공간적 손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반대로 개방감과 시각적 확장감이 주는 느낌은 그러한 손실을 보상하고도 충분이 남는다. 어찌 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으나 일반적으로는 효율성이 지상명제가 된 임대형 상업건물에서 이러한 의도를 존중해준 건축주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건축에서 오래된 화두이기도 하지만 사실 기둥과 외벽의 분리는 우리에게 많은 디자인적, 공간적 가능성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것을 구현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로로 긴 창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건축가에겐 행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줄지어 선 메타세콰이어와 양재천숲의 사계절 이 가로로 긴 창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와 행복하고 예쁜 풍경을 연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